♬ 전에 올려드린 협주곡 2번과 함께 비교해서 감상해 보세요~! ^^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프랑스어 교사인 아버지와 천재적인 피아니스트였
던 어머니 사이에서, 1810년에 태어난 쇼팽은 네살 때 누나가 치는 피아노 
소리에 넋이 빠짐으로 피아노와 평생의 끈 질긴 인연을 시작했다. 여덟살 
때 청중 앞에서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고, 14세 때는 자신이 작 곡한 곡들
을 출판했던 그는 16세에 바르샤바 음악원에 들어갔고 이곳에서 두 가지의 
운명적인 만 남을 갖는다.

하나는 그의 천재성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키워 준 슈만과의 만남이었고, 
또 하나는 그의 첫사랑 이자 짝사랑이었던 성악가 지망 학생 콘스탄티아 글
라드코프스카와의 만남이었다. 수줍음이 너무 심해 그녀에게 사랑 고백 한 
번 못해 본 쇼팽은 자신의 괴로운 마음을 작품에 쏟아 부었고, 이때 만들어
진 곡들 중에는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이 포함되어 있다. 쇼팽이 시기적
으로 먼저 만든 곡은 ≪피아노 협주곡 2번≫이었지만 그는 이 ≪피아노 협
주곡 1번≫을 더 아끼고 좋아해서 먼저 출판을 했고, 때문에 완성 순서와
는 반대로 작품 번호가 붙게 된다. 이 곡은 첫사랑의 가슴 떨림 을 섬세하
게 그려냈고, 감각적이고도 서정적인 분위기로 넘쳐 나 듣는 이들도 잊혀졌
던 첫사랑의 추억들을 아련하게 떠올리게 만든다. 


쇼팽의 20대 때의 작품이어서 인지 오케스트레이션이 다소 빈약하다는 평
도 있는 이 곡은 3악장 으로 나뉜다. 알레그로 마에스토소조의 제1악장은 
3/4박자로 고전적 협주곡과 비슷한 소나타 형 식이고, 오케스트라의 합주
로 비장감과 힘에 찬 제1테마와 칸타빌레의 아름다운 제2테마가 바이 올린
의 선율로 나타난다. 제2악장은 로만체 라르게토, 4/4박자 곡으로 쇼팽은 
이 악장을 '아름다 운 봄날, 으스름한 달밤의 명상'이라고 했다고. 론도 비
바체, 제3악장은 2/4박자로 쾌활한 론도 형식의 부분이다. 테마인 피아노
가 눈부시게 연주되는 부분에서는 기품까지 보인다.


이런 명곡이 탄생시킬 정도로 쇼팽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첫사랑은 일방적
인 짝사랑으로 마감하 게 되었고, 결국 그가 그녀가 안 보이는 곳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이 곡의 초연은 쇼팽이 조국을 떠나기 20여일 전에 바르샤바에서 그 자신
의 연주로 행하여 졌 다. 쇼팽의 고국에서의 마지막 무대이기도 했던 이 연
주회에서는 짝사랑의 주인공 글라드코프스 카가 흰 드레스와 장미꽃 장식
을 달고 출연해 노래함으로써 매우 미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 다. 과
연 그녀는 쇼팽의 사랑을 모르는 채 이 곡을 불렀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그
의 사랑을 거부 하고 무대에 올랐는지를 상상해 보면서 이 곡을 듣는 것도 
재미있을 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