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는 1873년 4월 2일에 부친 바실리 라흐마니노프
와 어머니 류보피 라흐마니노프 사이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태평
스럽고 낭비가 심해 일찌기 가산을 탕진해 버려서 세르게이가 태어날 때 쯤
에 이르러, 그의 가정은 경제 문제로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었다.
그는 페테르스부르크 음악원에 등록하여 음악을 공부하였는데, 부모들의 결
혼이 파경에 이르면서 정상적인 양육을 받지 못하고, 학업 성적이 떨어져
음악원에서 쫓겨날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촌 알렉산드르 시
로티의 충고로 모스크바로 가서 니콜라이 즈베레프에게 사사하게 된다.
세르게이는 상당한 재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었으나, 피아노 연주 뿐만 아
니라 작곡에도 관심을 가졌고, 때문에 피아노에 전념할 것을 요구한 즈베레
프와 갈등을 겪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즈베레프의 집을 나오고 말았다. 그
러나 스승과의 갈등은 후에 피아노 협주곡 1번이 성공할 무렵에 해소된다.
그가 음악원을 졸업할 무렵인 1892년, 음악원 졸업 최종 과제물이었던 오페
라 <<알레코>>는 대성공을 거두게 되고 세르게이는 유명한 작곡가의 반열
에 오르게 되었다. 이 작품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에서도 공연되어 성공
을 거두었다.
1895년, 그는 교회의 성가에 기초를 둔 최초의 교향곡을 완성한다. 1897년
페테르스부르크에서 글라주노프의 지휘에 의해 초연되었던 이 곡은 밝혀지
지 않은 이유로 인하여 처참하게 실패하고 만다. 세르게이는 이에 충격을
받아,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의기소침해져서 이후 몇 년동안 새로운 작곡
활동을 억제하였다.
이러한 위기의 극복은 세 가지 면에서 이루어졌다. 하나는 모스크바의 사
설 오페라단의 지휘자로 일하면서 알게된 성악가 표트르 살리아핀의 도움이
었고, 또 다른 하나는 그의 사촌인 알렉산드르 시로티의 도움이었으며, 세
번째는 의사 니콜라이 다알 박사의 도움이었다. 표트르는 그의 절친한 친구
가 되어 이후 그의 오페라에 힘을 실어 주었고, 알렉산드르는 영국, 미국,
유럽의 순회 연주에서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연주함으로써 그의 명성을 알렸
고, 마침내는 그가 영국에 초청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니콜라이 다알 박사
는 그의 우울증을 치료하여 주었다. "당신은 이제 훌륭한 작품으로 세계 음
악사에 남을 것"이라고 세르게이에게 계속적인 암시를 주어 치료했다는 일
화는 유명하다.
다알 박사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고치고 새로이 힘을 얻게된 세르게이는 피
아노 협주곡 2번을 작곡했고, 1901년 10월 26일 이 곡이 자신의 피아노와
모스크바 필하모니의 협연으로 초연되었을 때, 청중들은 전에 없는 환호를
그에게 보냈고, 비평가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라흐마
니노프는 실패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성공의 길을 걷게 되었을
뿐 아니라, 속속들이 명곡을 작곡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라흐마니노프
에 있어 그의 C단조 피아노 협주곡은 한 작곡가의 인생과 예술이 재기할
수 있게 한 결정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
을 다알 박사에게 헌정하였으며, 그 명성은 오늘날까지 라흐마니노프의 흔
들리지 않게 되었다.
라흐마니노프의 다른 피아노 협주곡들과 마찬가지로 이 곡 역시 연주가의
상당한 기교가 필요한 곡이다. 혹자는 이 곡을 '실수없이 연주하는 것만으
로도 대단한 실력'이라고 평할 정도이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하기 위한 '운지법'을 연구한 논문이 나와 있기도 하다.
<연학>
[곡소개]
1악장. Moderato C단조, 2/2박자. 소나타형식. 첫머리에 독주 피아노가 종
과 같은 울림으로 어둡고 장중한 화음을 8마디에 걸쳐 탄다. 이것은 차차
세기를 더하여 펼침화음에 분해한 곳에서 도입악절이 끝나고, 피아노가 아
르페지오를 계속하는 데 덮쳐서, 관현악에 힘찬 c단조의 1주제가 나타난
다. 이것을 받아 첼로에 나타나는 주제를 중심으로 한 추이가 온화하게 진
행하고, 피아노는 여전히 아르페지오의 음형을 계속하는데, 마지막 쯤에 와
서는 주제의 가락을 담당한다. 운포코 피우 모소로 피아노를 중심으로 하
는 패시지가 되어 그 뒤에 거친 전 합주가 있은 다음, 제 1주제를 맺는다.
다음에 비올라에 이끄려 피아노가 단독으로 연주하는 내림마장조의 제 2주
제는 감미롭고 센티멘탈한 감각에 넘친 것이며, 가장 라흐마니노프적인 가
락의 하나이다. 이 주제가 한껏 노래된 후에 에피소드적인 부분이 있으며,
다음에 제 2주제의 변형된 것이 다루어져, 운 포코 피우 모소로 피아노가
격렬하게 활약하여, 금관의 힘찬 취주 후에, 카덴짜풍인 피아노의 음형으
로 진행, 이로서 제시부가 끝난다.
전개부는 모토 프레체덴테로 목관과 비올라에 제 1주제의 변화한 것이 나타
나나, 이것에 얽혀서 낮은 음 현에 악보 6의 음형이 나타난다. 이것은 도입
의 주제의 제 8마디 째에 등장하는 세 개의 음에서 비롯되며, 전개부 가운
데서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 두 가지 요소의 경합으로 전개가 행하여
져, 피우 비보로서 차차 빠르게 되어, 피아노가 활약한다. 이윽고 클라리넷
과 비올라에 제 2주제의 요소가 나타나, 피아노가 눈부시게 꾸며져, 플룻
과 오보에는 이에 새롭게 정력적인 전개를 펴 간다. 마지막에 알레그로로
돌진하는 것 같은 악상으로부터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전개부는 끝난다.
재현부는 마에스토소(알라 마르치아)로 당당하고 힘차게 제1주제가 현으로
제현하고, 피아노는 발전된 음형으로 대비한다. 재현부는 거의 제시부의 되
풀이에 지나지 않으나, 전반적으로 단축되어 제 2주제는 현의 트레몰로 위
에 호른이 확대된 형태의 것을 연주하는데, 발전하지 않고, 곡은 곧 코다
가 되어 일단 조용히 가라앉은 뒤에 힘차게 고조하여 끝난다.
2악장. Adagio sostenuto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마장조. 4/4박자. 세도막
형식.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가장 잘 발휘된 악장이다. 약음기를 붙인
현과 클라리넷, 파곳, 호른에 의한 반음계적 구조의 서주로 시작되며, 곧
피아노가 셋잇단음의 펼침화음을 연주한다. 이 음형 위에 독주 플룻이 주
요 주제를 취주하고, 후반은 클라리넷에 넘겨져서 감미로운 가락을 울리며
진행하고, 주제는 다음 피아노에 넘겨지고, 클라리넷과 제 1바이올린의 피
치카토에 펼침화음이 옮겨, 다른 악기가 자아내는 무드적인 효과 가운데서
발전한다.
중간부는 운포코 피우 아니마토가 되어, 주부의 주제로부터 파생한 주제가
피아노로 노래되고, 파곳이 대비 가락을 연주한다. 이 다음에는 거의 피아
노의 독무대로서, 동일 주제를 바탕으로 한 서정적 발전이 행해진다. 중간
부의 마지막에 피우 아니마토의 새로운 악상이 곁들여 피아노의 눈부신 움
직임이 전개된 후에 짧은 카덴짜가 온다.
그 뒤에 주부가 되풀이되나, 극히 간략하게 다루어져, 곧 피아노의 화음을
중심으로 한 코다에 들어가서 조용히 끝난다.
3악장. Allegro scherzando 알레그로 스케르잔도, C장조. 2/2박자, 뚜렷한
형식은 없으나, 주요한 두 개의 요소가 변화를 일으키면서, 서로 번갈아 등
장하기 때문에 얼마간 론도에 가까운 느낌이다.
큰북과 심벌즈는 이 악장에서만 사용된다. 처음에 현을 주체로 한 리드믹
한 도입의 악상이 여리게 나타나, 갑자기 이것이 거대한 전 합주로 성장하
고, 피아노에 이어져, 글리산도풍의 음형을 전개한다. 다음에 피아노와 관
현악으로 리듬을 낸 후, 현의 유니즌이 일단락지은 곳에서 피아노에 힘있
는 가락을 가진 1주제가 늠름하게 연주된다. 이것이 충분히 발전적으로 다
루어져서, 메노 모소로 다시금 강조되면, 2주제 요소가 오보에와 비올라로
끊임없이 노래된다. 이것은 제 1요소와 극히 대비적이며, 라흐마니노프의
뛰어난 가락의 하나이다. 피아노가 이것을 받아서 되풀이한 후, 피아노의
셋잇단음형을 중심으로 한 패시지가 계속하는데, 이 때 관현악에는 제 1악
장의 1주제를 회상하는 듯한 음향이 되풀이해서 나타나 팀파니의 트레몰로
와 심벌즈가 계속한다.
다음에 곡은 처음의 템포로 되돌아가서, 제1주제의 변형이 나타나, 격렬함
을 대하여 마침내 프레스토로 거칠게 진행된 다음, 푸가토가 시작되어, 대
위법적인 중후감 속에서 장대한 발전을 한다. 이윽고 관현악의 전 합주로
제1주제요소가 힘차게 마무리 짓고, 제 2 요소가 재현한 뒤 제 1요소의 축
소음형에 의한 부분이 되어, 그대로의 기세로서 알라 브레베(아지타토)의
코다로 진행한다. 여기에서도 제 1의 요소가 화려하게 다루어진 다음, 마에
스토소로 관현악이 당당하게 연주되어 피아노는 센(强)음으로 이것을 꾸며
간다.
마지막은 다시금 빠르기를 빨리하여 달리듯이 피아노의 악상을 전개하여
전 합주의 강타로 곡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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