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곡 역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 중 하나이거든요. 이 곡은 애
인 조르주 상드와의 사랑의 갈등, 당시 행복한 생활에 대한 명상을 달콤하
고 기쁘게 그린것이라 합니다. 연주자들 사이에선 음악성을 표현하기에 참 
난곡으로 통하는 곡 중 하나입니다.
쇼팽이 남긴 4곡의 발라드는, 1835년부터 43년에 걸친 창조의 절정기에 완
성된 작품이다. 형식, 표현의 방법이 각각 다르며, 새로운 음악형식(발라
드)의 창작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 생각되나, 모두 6박자의 곡이며, 양식,곡
상 에서도 동질성이 보인다. 다양한 악상을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배열하면
서, 리트,소나타,론도,변주곡등 다양한 요소를 집약한 음악공간을 훌륭하
게 전개하고 있다. 쇼팽의 피아노 기법을 충분히 살린 이야기풍의 이들 4곡
은 그의 피아노음악의 1대정점을 이루는 걸작이며, 기술적으로 어렵다. 한
편, 쇼팽은 여류작가 상드와 동거하며, 발쟈크나 하이네 등과도 교제 하였
으나, 음악 이외에 대한 관심은 없었고, 일상적으로도 거의 책을 읽지 않았
다고 알려지고 있다. 시를 음악화 하는것이 당시의 유행이었으나, 쇼팽의 
발라드가 폴란드시인 미케비치의 시에 곡상을 얻었다는 설은 그다지 근거
가 없다. 

★ 추천음반 

RCA 에프게니 키신의 연주음반 

키신의 연주에는 스케일이 큰 강한 표현과 서정적이고 섬세한 표현이 공존
하는 비범한 매력이 있다. 쇼팽 서거 150주년 기념으로 발매된 이 음반에서
도 그의 이런 대가적인 연주는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뚜렷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은 좀 부담스럽다. 발라드에서의 자연스러운 루바토 위에 펼쳐
지는 섬세한 표현은 그 어떤 연주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특히 유명한 4
번의 도입부에서의 자유롭고 섬세한 터치가 곡의 매력을 한껏 보여준다. 하
지만 이 음반에서 그가 강하게 드러내는 감정은 크고 웅대한 표현이라 하더
라도 좀 부담스럽다. 강약의 세기뿐만 아니라 템포도 큰 폭으로 변화한다. 
이런 급작스러운 표현의 전환을 놀라운 테크닉으로 소화해내지만 곡 전체에
서의 느낌은 다소 신경질적으로 들린다. 한 예로 발라드 2번의 경우 강한 
몰아침은 앞뒤의 정적인 표현과 분명한 대조를 이루는데 다양한 변화라는 
느낌보다는 곡의 흐름이 단절되는 느낌이라 혼란스럽다. 반면에 같이 수록
된 스케르초 4번이나 뱃노래(Op.60), 자장가(Op.70)에서도 이런 해석은 일
관적이지만 치열함이 곡 전체의 흐름에 잘 스며들어 편하게 감상할 수 있
다. 완벽한 테크닉으로 선명한 감정 대립을 보여주는 동적인 연주를 좋아하
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음반이 되겠지만, 쇼팽의 서정성을 원하는 사람
에게는 강렬함이 거북할 수도 있는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