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팽의 소나타 2번 op.35는 1840년에 출판되었는데, 같은해 F#장조 즉흥
곡 op.36, 야상곡 op.37, F장조 발라드 op.38, 스케르초 3번 op.39, 폴로네
이즈 op.40, 마주르카 op.41, Ab장조 왈츠 op.42 등도 출판되었다. 1840년
과 1841년 역시 쇼팽은 많은 좋은 작품을 출판했는데 이 2년은 쇼팽의 창
작 활동의 대표적인 해였다. 쇼팽은 1839년 여름을 죠르드 상드와 같이 그
녀의 별장인 노앙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보냈다. 이 편안하고 여유있는 시
골생활은 쇼팽에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음악학자들
은 그들의 애정은 쇼팽에게 많은 음악적 성장을 가져왔다고 하는데, 둘이 
같이 살기 시작한 1838년 이후 쇼팽의 음악은 깊이가 생겼고, 음색이 더욱 
풍부해지고 아름다워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벨칸토 스타일이 쇼팽에게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다. 이것은 이탈리아 오페라가 성행했던 폴란드에
서, 어린시절을 보낸 것을 생각할때 당연한 것이다. 어떤 학자들은 이탈리
아 작곡가 벨리니와의 친교를 이유로 그가 쇼팽에게 벨칸토를 전해줬다고
도 하나 그들이 우정을 나누가 시작하던 해인 1833년 이전에 벌써 쇼팽의 
음악에서는 벨칸토적인 요소가 풍부했다. 자유롭게 사용한 3도, 6도, 그리
고 화려한 오른손 멜로디등이 1833년 이전의 음악에 충분히 나타나고 있
다. 그들의 우정은 쇼팽의 벨칸토 스타일을 더 강화했을 뿐이다. 쇼팽의 특
이한 피아노 스타일에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훔멜과 필드(Joho 
Field, 1782 ∼ 1837)이다. 이들은 모두 당대의 대표적인 피아니스트였다. 
쇼팽학자인 호네커는 쇼팽의 기술적 조상은 훔멜이라고 그의 책에서 주장하
고 있는데, 훔멜의 영향은 쇼팽의 음악에서 피아니스틱하게 쓴 부분과 단순
한 화음의 움직임 등에서 볼 수가 있다. 존 필드 역시 쇼팽에게 영향을 미
친 피아니스트인데, 그것은 그들이 쓴 야상곡을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음악
적 분위기, 멜로디의 형태, 리듬의 구성 등 매우 비슷하다. 단지 쇼팽의 것
이 더 훌륭할 뿐 그들의 작품만이 아니라 연주 스타일도 비슷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것은 쇼팽의 연주가 끝난 후 어떤 피아니스트가 "쇼팽은 존 
필드의 제자냐?"고 물었던 것으로 보아 추측할 수 있다. 쇼팽 소나타 2번
의 3악장인 '장송행진곡'은 1837년 3월에 작곡되었다. 나머지 1, 2, 4악장
은 1839년 여름 상드의 별장인 노앙에서 작곡되었다. 이 곡에 많은 사람들
이 표제를 붙였는데, 어떤 피아니스트들은 음악적 내용보다 그 표제 내용
을 따르는 연주를 했다. 그 예로써 라흐마니노프는 이 '장송행진곡'을 연
주 할 때 멀리서 시작해서 가까이 다가 왔다가 다시 멀리 사라지는 행진의 
연출을 위하여 pp로 시작했다가 중간부 트리오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크레
센도를 했다. 트리오는 정상적으로 연주하고 다시 행진이 시작될 때 ff로 
시작하여 점점 작아져가는 표현을 했는데, 이것은 쇼팽의 강약표시와 상반
되며 ABA형식에 어긋난다. 4악장 역시 많은 표제가 붙었는데, 그중 안톤 루
빈슈타인 이 말한 '교회무덤 위를 지나가는 밤바람'이 유명하다. 이 곡을 
18세기의 소나타 형식으로 분류하기에는 문제점이 많은데, 그중 1악장은 특
이하다. b플랫단조인 이 1악장은 느린 서주, 제 1주제, 제 2주제, 그리고 
발전부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되나, 재현부가 색다르게 나타난다. 재현부가 
제 1주제가 아닌 제 2주제로 시작되며 그것도 Bb장조이다. Bb장조는 코다까
지 계속 이어지다 이 장조로 마친다. 쇼팽의 소나타 2번은 그렇다고 고전적
인 요소가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척 많이 포함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중 하나는 모든 악장이 그 악장을 통일하는 주제가 있다는 것이
다. 그 통일성을 주장하는 주제들은 다 리듬적인데, 이것은 베토벤의 음악
을 닮았다. 각 악장의 첫 주제 리듬은 그 악장들을 지배하는 음악적 요소
가 된다. 고전 소나타의 생명적 요소인 대조의 조화가 이 곡에서 두가지 형
태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1, 2, 3 각 악장안에 대조되는 부분들로 나누어
져 있는데, 그것은 박자, 리듬의 형태, 멜로디, 장단조, 왼손 반주의 역할 
등에서 나타난다. 4악장에서는 대조되는 부분이 없는데, 그것은 이 짧은 악
장은 계속 움직이는 3연음부로 긴장된 상태를 끝까지 늦추지 않고 유지하려
는 쇼팽의 의도에서이다. 쉬지 않고 달리는 이 4악장은 베토벤의 <열정>소
나타 마지막 악장과 비교된다. 연주자는 1, 2, 3악장 안의 대조되는 부분
의 효과적인 연주를 위하여 음부의 다른 점뿐 아니라 각 부분 분위기의 특
징을 최대한 표현해 주어야 한다. 또 4악장의 연주는 연습곡 같이 또박또
박 치는 것이 아닌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프레이즈 형태에 따라 약간의 
크레센도 디미누엔도를 표현해 주어야 한다. 주의할 것은 4악장 전체를 피
아노(p)로 연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나타나는 대조의 관계는 각 
악장끼리의 대조이다. 이곡에서 유의할 점은 쇼팽이 빠른 스케르초를 느
린 '장송행진곡'앞에다 넣은 것이다. 이런 구성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op.26과 흡사한데, 그 소나타 역시 3악장이 '장송행진곡'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순서는 두가지 효과를 가져온다. 먼저 2, 3, 4악장간의 속도의 대
조, 즉 알레그로(2악장), 렌토(3악장), 프레스토(4악장)이며, 다음으로 감
정적 내용이 밸런스를 맞춘 것이다. 그것은 음악적 내용이 강조되는 1, 3악
장을, 움직임과 기술적인 요소를 요구하는 2, 4악장이 뒤따름으로써 대조
를 이루며 '감정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열정적인 멜로디, 풍부한 
반음계적 화음 등으로 이곡은 당연히 낭만파 음악이다. 그러나 이곡은 또
한 고전적 요소, 즉 대조를 이루는 것과 다시 그것을 통일하여 하나의 음악
적 주장을 내세우게 하는 주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쇼팽은 이 소나타 2번
을 통하여 18세기와 19세기의 조화를 훌륭하게 이루었다.